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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기]

2. 뉴욕 양키 스타디움 (Yankee Stadium)

by 태양 아래 걷기 2021.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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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뉴욕에 며칠 머무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야구관람을 생각하고 뉴욕에 간 게 아니기 때문에 야구장에 갈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뉴욕 브로드웨이 광고 간판 중 ALDS 3차전에 대한 내용을 보았다. 클리브랜드 인디언스와의 3차전이 10.8일에 예정되어 있었다. 내가 인지한 시기는 하루 전인 10.7일. 아무 대책없이 바로 양키 스타디움으로 갔다.

 

 하루 전날이라고 따로 있는 행사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경기장 문은 닫혀있었고 주위는 조용해서 황망한 느낌마저 들었다. 경기는 못 볼지라도 경기장 주변이라도 훑고 와야 겠다는 마음에 경기장을 몇 바퀴 돌았다.

 

전등 옆에 달려 있는 베이브 루스 사진도 보고 경기장 겉핥기를 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가려는 도중 현지인으로 추정되는 흑인 아재가 말을 걸었다. 손에는 티켓이 들려있었고 나에게 야구 보고 싶냐고 물었다. 표는 매진이라고 하면서 자기한테 사지 않으면 경기는 못 본다. 좌석도 1루석이라서 좋은 기회다. 등등 혹할 만한 말은 모두 들었던 것 같다. 잠시 마음의 동요가 있었지만 뭔가 탐탁치 않은 느낌에 "현금이 없어서 못 산다. 미안하다." 라고 말하고 돌아섰다. 하지만 아재는 "ATM에 데려가 주겠다" 하면서 끝까지 호객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간신히 거부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와서 인터넷 검색해보니 Stubhub에서 표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1루 내야 2층 맨 앞자리 $220에 표가 있었다. 언제 다시 와서 야구를 보겠는가 하는 생각과 함께 지체없이 결제했다. 처음 Stubhub를 써봐서 신세계였다.

 

10.8일 저녁에 다시 양키스타디움으로 향했다. 어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엄청난 인파에 지하철도 가득찼고 NY 유니폼을 입고 구경가는 사람들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그 와중에 혼자 Boston 옷입고 앉아 계시는 여성 분이 계셨는데 용기가 대단했다. 지하철에 내려서 스타디움에 가는 길도 시끌벅적 축제 분위기였다. 사람이 많이 몰려 인터넷 조차 잘 되지 않았다.

 

 

입장부터 신기했다. 공항에 들어설 때 스캔하는 것처럼 입장객 전원은 소지품 검사 및 스캔을 거쳐야만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국내 야구장에는 가방 검사가 전부기 때문에 또 새로운 경험을 했다. 그냥 자리로 들어가기는 아쉬워서 한 바퀴 구경하고 들어갔다.

 

1루측 2층 맨 앞자리가 내 자리였다. 5만 여명을 수용하는 경기장이 엄청 크게 느껴졌다. 더욱이 응원이나 함성소리로 경기장 자체가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나라 응원은 노래를 틀고 밝은 느낌이라면 처음 느낀 미국의 응원소리는 묵직하고 웅장했다. 흡사 군인 함성소리와 비슷했다.

 

선발이었던 다나카가 호투했다. 라쿠텐에 있었을 때처럼 묵직한 공을 던졌다. 7이닝 무실점. 양키스가 승리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신기한 점 및 특이한 점은 애런 저지가 나올 때마다 관중석에서 나오는 응원 콜이었다 MVP / MVP / MVP 를 외치며 애런 저지를 응원하는 모습이 새로웠다. 티비에서만 보던 채프먼이 경기를 마무리하는 장면을 직접 볼 수 있었다. 화장실에 가거나 스낵을 사러 자리를 비울 때마다 지나치는 양키스 팬들은 나에게 하이파이브 모션을 하면서 갔다. 아마도 내가 동양인이라서 '다나카 화이팅' 이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한다. 아무튼 유쾌한 사람들이었다.

 

 

경기가 마치고 아쉬운 마음이 많았지만 빨리 숙소로 향했다. 어둡기도 하고 사람도 많아서 약간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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