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카운티미술관 (LACMA)을 자주 가는 편이다. LA 거주자로 무료입장이 가능하며 금요일 오후에는 재즈 공연과 같은 음악프로그램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또한 La Brea Tar Pits and Museum도 자주 가는 산책 코스 중 하나이다. 이 박물관은 오후 5시부터 무료입장이 가능해서 몇 번 구경한 적 있다. 그 후로는 주로 박물관 주변을 걷기 위해 자주 찾는다.
이 두 문화시설과 공간을 공유하지만 항상 지나쳐 오기만 했던 곳이 아카데미 뮤지엄이다. 입장이 유료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구경하러 가는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궁금증은 마음에 갖고 있었다.
그래도 한 번쯤은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아카데미 박물관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기로 했다. 입장료는 $25이었다. 좋은 점은 학생할인이 있어서 학생증을 보여주고 $15을 내고 들어갈 수 있었다. 팔에 차는 스티커로 입장권을 대신한다.
1층부터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이어진다. 유명 영화의 장면을 반복해서 틀어주는 구간도 있고 감독을 소개하는 전시도 있다. 영화에 대한 조예가 보다 깊었다면 더 자세히 감상하고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층을 올라갈수록 보다 익숙한 영화 관련 내용이 나타났다. 죠스 (Jaws). 실제로 영화로 본 적은 없지만 다른 매체에서 많이 인용되는 죠스의 모형을 보면서 조금씩 전시내용에 대해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이티, 이소룡, 토이스토리, 패트와 매트, 터미네이터 등 익숙한 전시물을 보면서 보다 몰입도를 높여 관람할 수 있었다.
전시실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창은 관람자에게 개방감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외부 풍경을 보고 잠깐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순간을 제공한다.
영화에 이용되었던 여러 의복 및 소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잘 모르는 나는 슥슥 보면서 지나갔지만 열심히 메모를 하면서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할리우드가 있는 도시인만큼 전시장을 찾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에 관심 있거나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것처럼 보였다.
2001년에 개봉된 무서운 영화 2 (Scary movie 2)의 콘티가 전시되어 있었다.
일부 전시실은 지금까지 아카데미상을 받은 작품을 소개하는 곳도 있었다. 2020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도 한쪽을 자리하고 있었다.
영화 관련된 전시물도 좋았지만 야외를 조망할 수 있는 공간도 마음에 들었다. 웨스트 할리우드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애초에 입장료를 너무 큰 허들로 생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5이 큰돈은 아닌데 아카데미 박물관을 근처에 두고도 가지 않았던 점이 후회되었다. 전시 내용을 이해하고 곱씹을 만큼의 영화에 대한 배경지식은 없었지만 지금의 상태에서도 관람하는 의미가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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