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년 Maswik lodge에서 하루 자고 시작한 날이다. 원래는 일출을 보기 위해 일찍 일어나 호피 포인트 (Hopi point)로 가려고 했다. 역시나 일어나지 못하고 잠을 더 자고 결국 8시 넘어서 여행을 시작했다. 계획을 좀 바꿔서 Bright Angel Trail을 먼저 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준비성 부족이 문제였다. 아직 땅이 얼어있어 내려가기가 쉽지 않았다. 등산화 + Crampon + 등산스틱을 준비한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내려갔지만 운동화를 신은 나는 한 발짝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초입에 있는 입구까지만 가고 포기했다. 그냥 뒷산 가듯이 준비했던 것이 문제였다. 그 와중에도 노새를 타고 트레일을 내려가는 무리도 있었다. 노새는 노면이 미끄럽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문제없이 잘 내려가고 있었다.
하이킹을 포기하는 대신 원래 아침에 가려고 했던 호피 포인트로 가기로 했다. 레드라인 버스를 타고 향했다. 아침인데도 많은 가족단위의 사람들이 버스를 함께 타고 갔다.
시야의 방해가 없는 시원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자연의 광활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다시 레드라인 버스를 타야했는데 호피 포인트에는 돌아가는 버스가 정차하지 않는다. 걸어서 모하브 포인트 (Mohave point)까지 걸어갔다. Bright Angel Trail을 걷지 못한 대신 그랜드캐년 내를 걷는다 생각하고 걸었다. 20분 정도 걸리는 구간이지만 대부분 포장되어 있는 도로라서 어렵지 않았다. 우측으로는 그랜드캐년의 기암괴석을 구경할 수 있어 지루하지 않았다.
Hermits Rest 방향으로는 버스만 다닐 수 있는 구간이라서 얼어있는 길이나 진흙 길을 지날 때는 도로 옆을 따라 걸었다.
* 그랜드캐년은 1박 2일 일정으로 구경하였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시간을 좀 더 투자하여 느긋하게 구경하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따라 유명한 포인트를 찾아 급하게 구경하기보다는 시간을 좀 더 투자하여 여유 있게 즐겼다면 또 다른 추억이 되었을 것 같다.
다음 일정으로 홀스슈벤드 (Horseshoe Bend)로 갔다. 이곳은 그랜드서클을 도는 사람들이 으레 들르는 곳 중 하나이다. 그랜드캐년 동쪽으로 출발하여 2시간 30분 정도 가다 보니 도착할 수 있었다.
이미 주차장에는 많은 차들이 있었다. (주차비를 따로 징수했다.) 구경하는 곳은 주차장에서 20분 정도 걸어야 나오는 곳이었다. 그늘이 없는 곳으로 중간중간 쉴 수 있는 햇볕이 가려진 벤치가 있었다. 한 여름에는 구경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랜드캐년부터 줄곧 보아왔던 red rock이기도 이미 사진에서 많이 보았던 모습이라서 그렇게 큰 감흥이 없었다. 직접 가서 보는 시야도 제한되어 있어 사진으로 보던 것과는 좀 달랐다. 사진에서 보던 모습은 드론으로 찍거나 좀 더 높은 곳에서 조망해야 나오는 것 같다. 그래도 왔으니 옆에 있는 언덕 부근까지 가서 구경했다. 여행 초반인데도 조금 지쳤다. 그늘 없는 곳을 걷다 보니 좀 더 쉽게 피로해졌던 것 같다.
다음 목적지인 더 뷰 호텔 (The View Hotel)이 있는 모뉴먼트 밸리 (Monument Valley)로 출발했다. 원래는 앤텔로프 캐년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미리 준비하지 않은 까닭에 투어에 빈자리가 없었다. 모뉴먼트 밸리로 가는 길에 앤텔로프 캐년이 있어 더욱 마음이 아팠다. 홀스슈벤드보다 오히려 앤텔로프 캐년을 추천하는 여행정보가 많았었다.
더 뷰 호텔은 Monument Valley Tribal Park 안에 있다. 원래는 호텔에 묵더라도 입장료를 내는 것으로 아는데 오후 6시 넘어서 도착해서 인지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호텔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특히나 방에 있는 발코니에서 보이는 모습이 매우 멋있었다. 이름 (The View)처럼 액자같은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방에서도 충분히 광경을 즐길 수 있었으나 해가 떠있는 동안의 시간이 아까워서 호텔 주변을 걸어다니며 구경을 했다. 밤에도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밖의 모습을 즐겼다. 보름달에 가까운 날이라서 별이 잘 보이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엄청난 달빛으로 테라스 밖의 풍경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 The View Hotel은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만족도가 높았다. 방 안에 전자레인지도 있고 객실 시설도 부족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도 꼭 가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곳이다. 달이 작게 뜨는 시기를 선택해서 묶는다면 쏟아질 듯한 별을 구경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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