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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록]

7. 인간 증발, 사라진 일본인들을 찾아서 : 레나 모제

by 태양 아래 걷기 2021.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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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이웃한 국가여서 인지 몰라서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한 뉴스를 국내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국가마다 문화가 조금씩 다르듯이 사회의 병리적 현상도 상이하게 나타나는 듯하다. '인간증발'은 익숙한 표현이 아니었다. 최근 뉴스에서 일본인 야구선수가 증발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적 있다. 한국에서도 선수로 뛰었고 코치까지 했던 사람으로 그런 뉴스의 당사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놀랐었다.

 

프랑스 국적의 저자는 일본 내의 '인간증발' 현상을 취재하기 위해 일본으로 갔다. '인간증발'의 대상자들과 주변인들을 직접 찾아보며 책의 내용을 채워나간다. 어떠한 이유로 사라지기를 희망하였으며 사라진 후의 삶 등에 대하여 인터뷰를 한다. 각각의 개인에 대하여 스토리텔링은 진행되지만 전체를 어우르는 보다 거시적인 분석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언제부터 '인간증발' 현상이 나타났으며 추정되는 인원이 얼마인지에 대한 수치화 하여 설명하는 부분이 없다. 또한, '인간증발' 이후 현금으로만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지 어느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에 대한 내용이 없다. 

 

내가 실제로 궁금한 점은 왜 하필 일본에서 그런 사건이 많은지 그리고 그런 선택을 한 사람들의 삶의 제약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것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나의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다. 다양한 사례의 증발을 일반화시키지 않으려는 저자의 의도된 저술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느낀 바는 그저 일부 사례에 대한 나열식에 지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아서, 어려운 삶의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서, 주변인의 시선을 피해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스스로 택한 자발적 '인간증발'과 북한으로 납치 등으로 인한 비자발적 '인간증발'이 소개되어 있다. 대부분의 경우 남겨진 사람들은 사라진 사람으로 인해 고통받고 어려움을 겪는다. '증발'을 선택한 사람과 그들의 가족 모두 아픔 속에서 삶을 살아갔다. 현실에서 어려움이 얼마나 컸으면 자발적으로 '증발'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다. 단순히 '증발'을 선택한 사람에 대하여 비난하기보다는 그러한 선택을 하기 전까지 심리적 또는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부재했는지에 대해서 더 깊은 고찰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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