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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록]

6. 백년을 살아보니 : 김형석

by 태양 아래 걷기 2021.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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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라떼는 말이야"라는 유행어가 있듯이 자신의 경험 및 느낀 점을 어린 사람에게 전달하려고 하다가는 큰 비웃음을 당하기 쉽다. 책임감 및 자기반성이 없는 어른들의 훈계에 지친 젊은이들의 반박이 아닐까 싶다. "나는 ~~하면서 살아왔으니 너도 그 정도는 참아야 되지 않겠냐"로 시작되는 경험 전달은 새로운 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적용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돌이켜보던데 나 역시도 누군가가 "라떼는 말이야"를 시작한다고 생각이 들면 더 이상 집중하지 않고 흘러 들은 적이 많다. 동시에 내가 겪은 경험을 누군가에게 전달할 때도 상대방의 반응이 어떨지 생각하면서 조심스러울 때가 많다.

 

다양한 정보전달 매체가 존재하고 새로운 기술이 발현하는 지금 시점에는 과거 경험으로부터 얻은 지혜 및 지식이 이전만큼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또한, 존경받는 어른이 적은 지금 과연 100살을 넘긴 철학자의 수필집이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여러 번 매체에서 소개된 적이 있는 분이기 때문이었다. 

 

제목 그대로 100살을 넘긴 철학자의 수필집이다. 저자는 철학자이면서 수필로도 유명한 분이다. 이 책에서는 5개의 챕터(행복론 / 결혼과 가정 / 우정과 종교 / 돈과 성공, 명예 / 노년의 삶)로 나누어 해당 주제에 대한 글들이 엮여 있다. 자신이 생활하면서 다른 사람과 조우하며 느꼈던 점을 전달한다. 자신을 포장하려는 글이 아니라 지내온 삶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보다 더 진정성이 있었다.

 

평양에서 태어나 남한으로 내려와 생활하고 노년기에 다채로운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들을 적어두었다. 배우자를 오랜 기간 병수발하면서 그리고 먼저 보내면서 느낀 그리움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 본인의 능력을 정확히 판단하고 후배들의 길을 막지 않기 위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보면서 지금까지 여러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왔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욕심을 부리면서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자리를 탐하다가 말로가 좋지 않았던 여러 사람들이 생각났다. 60대부터 75세까지를 인생의 황금기라고 칭하면서 새로운 일(취미) 등에 힘쓰라고 했는데 100세를 넘겨서까지  정정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흔히들 노년기라고 불리는 나이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부분을 배우고 정진하는 모습에서 지금 내가 과연 시간을 잘 보내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동시에 부끄럽기도 했다.

 

지금 시대의 어른이란 저자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있고 꾸미거나 거짓이 없다. 소소한 생활 속에서의 자신의 일화 및 느낀 점을 들려줌으로써 읽는 자로 하여금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가볍게 읽히지만 오래도록 생각해봐야 할 내용들이 많았다. 시간이 지나 다시 한번 읽는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이 생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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