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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기록]

21. California Climate Credit, 미국 가스비 감면

by 태양 아래 걷기 2022.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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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초에 가스비를 납부하는 회사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매달 내는 가스비 명세서이겠거니 했는데 이전과는 다른 내용이 쓰여 있었다. 가구마다 향후 가스비로 납부할 수 있는 $44.17를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California Climate Credit'은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프로그램으로, 주된 목적은 탄소배출을 1990년 수준으로 줄이고 기후변화에 맞서려는 것이다. 탄소배출권 판매를 재원으로 하여 일부를 캘리포니아 거주자들에게 돌려준다. 

 

말로만 듣던 기업의 탄소배출권이 이런 식으로 일부 사용된다는 점이 신기했다. 외부효과 (externality)로 인해 초래되는 비효율성은 당사자간의 거래나 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코즈 정리 (Coase Theorem)도 생각이 났다.

 

탄소배출권 판매로 인한 수익을 사용자에게 일부 돌려준다는 이 프로그램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일부 덜어주는 것 이외에도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실제 거주자에게 환기시켜주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뉴스에서 탄소배출권 관련 내용이 많이 보도되더라도 실제 당사자가 되지 않는 이상 관심을 갖기 쉽지 않다. 그보다는 가스비를 낼 수 있는 Credit을 제공하는 이 방법이 기후변화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는 데에 효과적일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혜택을 받아보지 못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이 어떻게 구성되고 그로 인한 수익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적어도 표면적으로 탄소배출권을 재원으로 가스요금이나 전기요금이 감면되었다는 공지는 들어보지 못했다. 탄소배출권 재원이 있다면 분명 공적인 부분에 효율적으로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캘리포니아처럼 실제 사용자에게 직접적으로 이익금을 분배하는 식의 방법도 좋을 것 같다. 기후변화 문제에 맞서 정책을 진행한다면 개별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게 먼저일 것이다. 국민의 이해도가 깊어질수록 정책 시행도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캘리포니아라서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름을 가진 동일한 프로그램이 타주에서 진행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결론은 가스비가 감면되어 기분이 좋다는 것이다. 파이브가이즈 세트메뉴 3번 정도 더 사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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